서천특화시장 수산동 1층, 회를 뜨고 나면 2층에서는 볶고 무치고 굽고 끓이고 원하는 대로 상을 봐준다. '장 보고' 나서 허기진 배도 달래주고 가라고, 2층에는 식당들이 ㅁ자 형태로 둘러섰나 보다. 해상왕을 연상케 하는 장보고 식당의 이름도 실은 그렇게 지어졌다. 시어머니가 하던 수산시장 산포수산 점포를 물려받아 운영한지 12년, 주방장 언니들과 인연이 되어 2층 식당을 낸지는 6년 차다.
활어를 전문으로 다루다 보니 원산지와 선도에 있어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미각은 특별히 뛰어나진 않아요"라는 겸손 한 켠에는, 양념 비법에 대한 자신도 있다. "간재미 무침, 전어 무침 주꾸미 무침 실장님이 새콤달콤 잘 하시죠."라고. 얼큰한 매운탕도 담백하고 시원하다는 호평을 듣는다. 밑반찬도 집에서 농사지은 식재료로 그날 그날 만든다.
광어 같은 자연산 수산물을 찾아 서천특화시장에 왔다가 단골이 된 고객들이 많다. 평일에는 인근 직장에서 회식 손님들이 많고 주말에는 대전, 부여, 익산, 전주 등지에서 온다. 함께 식당을 꾸려가는 "우리 언니들, 실장님 만나 너무 좋다"는 환한 웃음에 진심이 묻어난다. 특화시장이 봄, 가을처럼 불경기 없이 많이 찾는 곳이 되었으면 한다고, 장보고가 제일 잘 되었으면 좋겠지만 시장이 잘 되면 다 잘 되지 않을까 한다는 넉넉한 품성이, 영락없는 서천 사람이다.
장보고식당